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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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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9-02-12 14:57

오정 이 봉란
내가 사주는 그의 옷은
언제나 검정 단색이다
그의 기쁨과 외로움 
용기와 절망이 내 눈에 부딪혀 
아롱진 무늬가 되므로

그가 끓여주는 커피는
언제나 블랙이다
함께 있어도 목말라하는
내 끝없는 그리움
그가 덜어내어 
함께 녹일 줄을 알기에

사랑은 
그의 옷을 고르거나
그가 끓인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단순한 일이나
지나온 설레임의 날들과
함께 그리는 미래가
오늘 속에 풀어져
깊고 그윽한 빛과 무늬 되는것

이제 알 것 같다
한 오십년 사귀고 싶다던
그의 낮은 말뜻을,
손으로 빚은 찻잔처럼
투박했던 그의 청혼 
갈수록 미더운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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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한 핑크빛 활짝핀벚꽃나무 아래에 서서수줍게 웃던무지개 고운 빛깔처럼내마음도 고았다젖을 물린 아이를 바라보며한 아이의 엄마이기에여자이고 싶었다 어느날인가우연히 바라본 거울 속의 여자너는 누구이고 나는 어디로 갔을까보름달처럼 둥근 눈동자빨알간 입술 해맑은 웃음은 어디로가고낯설은 얼굴 하나 비추이고남편이 남긴 밥 한숟가락내입으로 보내고아이가 흘린 밥상위의 김치 한 조각내입으로 보내지고콩자반 한숟갈, 콩나물 두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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